The child, reading a different poem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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다른 시詩를 읽는 아이







그 아이는 나랑 비슷하게 생긴 사람
나보다 손은 옆으로 더 크고 목소리는 좀 더 높고
또 옷 입는 취향이 다른
그 아이와 태어나서 처음으로 떨어져 지낼 때에는,
쉬는 시간마다 따분하게 복도를 서성대다가
잠들기 전에 전화를 걸어
매일매일 같이 읽던 그 시와
그 아이가 모르는
다른 시를 읽어줬다





왠지 외할머니를 닮았을 것만 같은
우리엄마

항상 옆으로 가방을 메고
따각따각 듣기 좋은 구두굽 소리를 내며 걸어간다





항상 축축하지만
어떤 것은 부드럽고 또 어떤 것은 꺼칠꺼칠한 것
활짝 펴져 있고 가운데 뭐가 솟아올라 있는 것
그런게 꽃모양





내가 만나본 참새는
작고 따뜻하고 잠자리 같은 날개를 갖고 있었는데
아무리 떠올려봐도 목소리가 어땠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
내 옷 속으로 들어와서 괴롭히던 이상한 느낌은 또렷한데





잠이 안오면
머릿속에 장농도 책상도 없는 커다랗고 텅 빈 방을 그려보거나
사각사각 잘 써지는 향 좋은 연필을 한 자루씩 세거나
아니면 푹신푹신한 솜으로 채워진 베개를 상상해요






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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