배클램트 (2020-)⎟Beklemmt (2020-)

  베토벤이 말년에 작곡한 현악 4중주 <카바티나>의 다섯 번째 악장에는 ‘베클램트’라는 지시어가 씌어있다. ‘압박하며’, ‘답답하게’, ‘숨이 막힐 듯’이라는 뜻이다. 이 지시어가 붙은 바이올린 연주를 듣다 보면 끝없이 넓은 새카만 우주에 완전무결하게 혼자 남겨진 한 존재가 떠오른다. In the Cavatina of Beethoven’s late string quartet, there is a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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내가 안고 있는 겨울 (2022)⎟Winter in My Arms (2022)

  겨울에서 시간은 방 안을 하염없이 맴돈다. 영화가 세상에 오기 직전 황제 파노라마의 입체경 사진을 보던 그 침착하고 느린 시선처럼, 겨울에서 우리는 움직이지 않는 것을 바라보며 움직이지 않던 것이 움직이기 시작하는 순간이 오기를 기다린다. In Winter, time ceaselessly hovers within the room. Like the calm, slow eye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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북쪽창문으로 (2024)⎟To the North Facing Window (2024)

  햇빛의 입자가 종이 위로 분사된 잉크의 입자와 하나로 뒤섞일 때 사진은 빛에 의해 탈색된다. 빛으로 죽어간다. 그러나 달리 말해보면 사진은 그것을 바라보는 지금 여기에서 빛과 함께 살고 있다. When light particles fuse with the ink particles on the printed paper, a print fades in color in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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